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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유머>[회사 생활의 비애 - 에피소드 1: 보고서의 저주]

mornot 2025. 3. 20. 15:59

[회사 생활의 비애 - 에피소드 1: 보고서의 저주]

(출근 시간, 사무실)

김철수가 피곤한 얼굴로 출근해 자리로 앉는다. 그 순간, 박부장이 근엄한 표정으로 다가온다.

 

 

박부장: 김 대리, 어제 보고서 봤어.

김철수: (긴장) 네, 부장님! 혹시 문제라도...?

박부장: (심각한 표정) 글씨 크기가 너무 크더라고.

김철수: (멍) ...네?

박부장: 그리고 말이야, 보고서는 '한눈에 쏙 들어와야' 해. 근데 네 보고서는 두 눈을 부릅떠도 안 들어오더라고.

김철수: (당황) 아... 다음부턴 더 신경 쓰겠습니다.

박부장: (끄덕이며) 좋아, 그럼 오늘 퇴근 전까지 다시 수정해서 가져와.

김철수가 한숨을 쉬며 컴퓨터를 켠다. 그때 신입사원 이지은이 옆에서 속닥인다.

이지은: (소곤소곤) 대리님, 저도 어제 보고서 냈는데... 저한텐 아무 말씀 없으셨거든요?

김철수: (쓴웃음) 너는 부장님이 기대를 안 해서 그래...

이지은: (충격) 네???

최대리가 옆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마디 거든다.

최대리: 보고서에 생명을 불어넣어야지. 그러면 부장님이 감동하실 거야.

이지은: (진지) 생명을... 불어넣으라구요?

김철수: (한숨) 최대리가 말하는 ‘생명’은 ‘부장님 취향’이라는 뜻이야. 예를 들어...

김철수가 파일을 열어보고 깜짝 놀란다.

김철수: 아니, 대리님 보고서는 표지에 ‘박부장님께 바치는 최고의 기획안’이라고 써 있잖아요!?

이지은: (경악) 헉! 진짜요? 이거 필승법인가요?!

최대리: (미소) 회사 생활은 적응력이 중요해.

그 순간, 박부장이 다시 등장한다.

박부장: 김 대리, 보고서 다 했어?

김철수: (진땀) 아직 수정 중입니다...

박부장: 좋아, 그런데 말이야, 글씨 크기는 12포인트로 맞췄어?

김철수: (멍) ...포인트요?

박부장: 11포인트는 너무 작고, 13포인트는 너무 크잖아. 12포인트가 황금 비율이지.

이지은: (작은 목소리) 보고서에 황금 비율까지 따져야 하는 건가요...?

최대리: (속삭이며) 회사의 논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거야...

결국 김철수는 황금 비율의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밤늦도록 사무실을 떠나지 못했다...